새벽에 잠이 오지 않아 괜히 뒤척이다가, 문득 배가 출출해지더라고요. 무언가 먹고 싶다는 생각이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아서, 냉장고를 열어봤어요. 그리고 그 안에 남아 있던 닭강정이 눈에 딱 들어왔어요. 어제 먹다 남긴 닭강정이 이 시간에 이렇게 유혹적으로 보일 줄이야. ‘이걸 먹을까, 말까?’ 한참 고민하다가 결국엔 젓가락을 들었죠. 새벽에 먹는 간식은 늘 그런 식으로 시작하는 것 같아요. 자제심은 사라지고, 입맛은 도리어 깨어나니까요.
전자레인지에 살짝 데워서 먹을까 하다가, 차가운 닭강정도 나름대로 매력이 있더라고요. 새벽에 조용히 먹는 간식은 왠지 남들과 공유할 수 없는 비밀스러운 행복처럼 느껴지잖아요? 게다가 집 안이 조용하니, 이 시간이 나만의 특별한 시간처럼 느껴졌어요. 한 손으로 닭강정을 집어 한 입 베어 물었을 때, 차가워도 여전히 바삭한 튀김과 달콤한 양념이 입안에서 완벽하게 어우러졌어요. 차가운 닭강정이라도 맛은 여전히 꿀맛이었죠.
닭강정은 사실 시간이 지나면 좀 눅눅해지기도 하는데, 그럴 때는 튀김의 바삭함보다는 양념의 진한 맛이 더 도드라져요. 새벽에 먹는 닭강정은 특히 그 달콤하면서도 살짝 매콤한 맛이 더 강하게 느껴졌어요. 낮에는 이런 맛을 그리 특별하게 생각하지 않았을 텐데, 새벽이라는 시간이 주는 그 묘한 분위기 덕분에, 더 맛있게 느껴졌는지도 몰라요. 혼자서 조용히 한 조각씩 먹다 보니, 어느새 마음속의 공허함도 닭강정과 함께 채워지는 기분이 들었어요.
천천히 닭강정을 먹다 보니, 그 고소함이 점점 더 깊이 느껴졌어요. 양념이 묻은 손가락을 쓱 닦아내면서, 생각했어요. 이 시간에 먹는 음식은 몸에 그렇게 좋진 않을 거라는 걸 알면서도, 그 만족감이 주는 기쁨이 더 크니까 가끔은 스스로를 그냥 내버려 두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요.
새벽에 이렇게 닭강정을 먹으면서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는 것도 일종의 작은 사치 같은 느낌이 들어요. 온 세상이 고요해진 이 순간에, 나 혼자만의 맛있는 간식을 즐기는 거니까요. 닭강정을 다 먹고 나니, 배도 부르고 마음도 따뜻해졌어요. 비록 새벽이라 잠을 조금 더 설칠지 몰라도, 그 순간의 행복은 충분히 가치 있었어요.
먹고 나서 침대에 다시 누워보니, 속이 든든해지면서 다시 잠이 올 것 같은 기분이 들었어요.